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로 서민의 지갑이 얇아지는 시간은 빛의 속도보다 빠르다. 그런데 서울에 여전히 천 원짜리 한 장, 그리고 만원이면 충분이 만족할만한 거리 쇼핑일 누릴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동묘 벼룩시장.
동묘 벼룩시장은 #동관왕묘 가 있는 동묘공원 주변으로 형성된 길거리 마켓이다. 1980 장한평에 있던 미술품 집단상가가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자연스레 주변 대로변을 따라 노점들이 형성되었고, 청계천 복원, 동대문운동장 주변 개발로 모여든 상인들이 동묘 주변으로 모여들면서 주변 골목골목마다 꽉 들어찬 광범위한 골목시장으로 넓히게 되었다.
동묘시장을 가기 전에 먼저 창신동 완구, 문구 거리를 지나치게 되어 자연스럽게 산책 겸, 아이쇼핑투어가 시작된다.
지하철 4호선과 1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역의 긴 환승통로를 따라 4번 출구로 나오면 되고, 완구거리보다 동묘시장에 먼저 가려면 전철 1호선, 6호선 환승역인 동묘역에서 내리면 된다.
창신동 문구완구 도매시장, 동대문 문구거리, 동대문 완구시장 등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문구, 완구뿐 아니라, 펜시, 교재, 화방, 지물, 의류, 등산용품, 판촉물 등 다양한 품목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대부분의 업체가 도매 위주로 영업하는 곳이긴 하나 인터넷의 영향으로 널리 알려지면서 이제는 소매영업이 활성화되어 방문객이 많다. 하지만 문구, 완구 등의 가격을 보면 전체적으로 온라인보다도 10~30% 정도 비싸 이전보다 쇼핑객들의 발걸음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유통되는 대부분의 완구, 문구류는 중국산 제품으로 우리나라 문구완구 시장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지 여기만 봐도 알 수 있을 정도. 특히 레고(LEGO)의 유사제품들은 그 종류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문구완구거리를 지나쳐 동묘 앞 사거리를 지나면 동묘 벼룩시장이 나온다. 동묘 앞 사거리를 기준으로 동묘 쪽이 유난히 사람들이 많다.
동묘역 앞은 그야말로 구름인파다. 빼꼼히 고개를 들면 사람들의 까만 머리만 보일 지경. 천원이 가진 힘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휴~ 그냥... 여긴 뭐든지 간에 있을 것만 같다. 저런 게 팔릴까? 하는 오래되고 허름한 물건들도 동묘시장에서는 한 자리 차지하고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나저나 여기저기 둘러봐도 천 원짜리 한 장으로는 물건 사기가 쉽지 않다. 적어도 만원(?)은 있어야 할 것 같은 이 기분은..
동묘 벼룩 구제시장이 나이 지긋하신 어른들의 사랑방에서 전 국민의 사랑을 받게 된 사건(?) 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무한도전에 출연 중이던 정형돈의 동묘 사랑(?) 때문. 언제 봐도 재미있는 정형돈의 패션 사랑은 여전히 동묘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중의 하나일 듯.
지드래곤, 정형돈 동묘 나들이
동묘도 돌아보고, 여전히 우뚝 서있는 동대문도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동대문 닭 한 마리 골목에서 뱃속을 든든히 채우고 나면 동대문 거리투어도 나름 괜찮은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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